남미에서 맹활약하며 한국을 빛내는 지휘자 박종휘
- Yongchul Ko - Editor
- 2023년 11월 11일
- 3분 분량

멀고 먼, 지구 반대 켠에 있는 남아메리카 대륙,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겠지만 쉽지 않은 지도상의 그림만 떠 올리는 곳, 일찍이 이곳 파라과이에 정착해 오케스트라 운동을 시작했던 박종휘 지휘자가 드디어 오케스트라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대사건을 일으켰다.
‘라틴아메리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창단이다. 그는 남미 전체를 하나로 묶어 통일된 사운드를 만드는 오케스트라 정신을 극대화하는 작업에 돌입해 스케줄을 확정지었다.
한 달 전쯤에 오디션을 마쳤고 이제 프로그램도 다 짰다. 그러니까 평화를 위한 음악회가 2024년 2월 5일-10일 코르도바 4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한다. 동시에 로스앤젤레스 국제 지휘 콩쿠르를 아르헨티나의 제2도시 코르도바 시(市)에서 코르도바 주립 교향악단과 2024년 2월 19일-24일 연다.

오늘의 청년들에게 도전의 땅 보여주고 싶어
다 아시다시피 극심한 인플레로 경제적 상황이 매우 힘든 여건하에서도 이토록 과감하고 혁신적인 돌파력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요즈음 젊음이들이 연약하고, 모험심이나 용기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투어 패키지라도 만들어서 함께 가면 어떨까?
좁은 땅, 한계 시장에서 낙담할 것이 아니라, 무한히 열려 있는 빈민촌 아이들을 구해낸 새로운 오케스트라 운동의 출발지인 엘 시스테 마의 근원지. 남미 대륙의 진출은 박 지휘자의 개척으로 그동안 국내와도 간간이 교류를 이어왔다. 필자의 K 클래식 역시 37개국 107명의 지휘자 네트워크로 묶는데 산파 역할을 한 것도 밖 총감독이었다.
이번 행사의 제목은 ‘세계평화를 위한 음악회’. Smile Academy (이집트) 협찬과 5개 나라의 남미 대사관 및 코르도바 문화청, 리베르타도르 산마르틴 극장이 이 프로젝트에 함께 할 것이라 한다. 참가 국가는 미국. 멕시코. 온드라스. 파나마. 코스타리카. 에콰도르. 볼리비아. 쿠바. 칠레. 우루과이. 파라과이.베네수엘라.브라질. 콜롬비아. 아르헨티나의 15개국이다.

남미에서 지휘자로서의 인생 여정
박종휘 지휘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단원으로 파라과이의 작은 도시인 삐라주(Pirayu) 문화센터에 오케스트라의 지도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파라과이 국제 음악 페스티발에 참가하면서 오케스트라 지도를 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박 지휘자를 유심히 관찰하던 파라과이 최고의 지휘자인 마에스트로 루이싸란(Luis Szaran)으로부터 제의를 받아 아순시온 시립교향악단의 음악감독을 맡게 되었다. 이와 함께 파라과이 음악재단인 <지구의 소리(Sonidos de la Tierra)>의 지휘 지도교수로 겸직하면서 각 도시를 순회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었다. 그리고 <세계의 소리(Sonido del Mundo)>의 음악감독을 맡아 파라과이에 모인 8개국의 젊은 음악도들과 3일 동안 앙상블 연습을 한 후 파라과이의 명소를 돌며 순회공연을 했다. 이러한 활동 중에 아순시온 음악대학의 학장이 지휘과의 지도교수와 대학교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맡아 달라는 제안을 했고 몇 년간 국립 아순시온 음대 교수로서 학생들을 양성하기도 했다.

그 외에 남미 주변 국가에서 활동으로는 아르헨티나에서 세계 5대 극장으로 손꼽히는 ‘테아트로 콜론(Teatro Colon)’과 아르헨티나 차코주립교향악단, 그리고 <이과수 국제 음악페스티발>에서 지휘했고, 제2의 도시인 코로도바와 북쪽에 위치한 포사다스에서 국제 지휘콩쿨 심사위원 및 음악 페스티발의 지도교수로 활동했다. 또한 파라과이 청소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아르헨티나 8개 도시를 순회 공연도 했다
그리고 볼리비아에서 산타크루스 오케스트라와 산 이그나시오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지휘 마스터 클래스로 각 도시의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지도했다. 칠레의 북쪽 <오바예 국제 음악페스티발>과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상파울로 오케스트라 지휘 및 지휘 마스터클래스를 하고 에콰도르에서는 음악연구원에서 오케스트라와 지휘 마스터클래스를 지도했다.

남미의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이유
남미는 아직도 마약과 폭력 등으로 인해 청소년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라는 그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면, 건전한 정서 함양과 사회적응력 향상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예를 들어, 베네수엘라 정부에서 20년 동안 어린 학생들과 청년들에게 음악교육사업을 무상으로 지원했었다. 그 속에서 자란 세대들이 지금은 각 나라에서 훌륭한 음악가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열매로써, 구스타보 두다멜은 LA 필하모닉을 이끌고 있고, 또 다른 베네수엘라 출신의 라파엘 빠야레(Rafael Payare)은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가 되었다.
베네수엘라는 현재 경제적 악순환과 부패정치로 인해 국민들이 극빈한 생활고 속에서 아주 살기 힘든 나라가 되었지만, 음악인들의 열정은 대단하다. 세월이 흘러 언젠가 그 청년들이 세상을 주도하게 되면 지금과 같은 부패정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세태를 유념하며,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음악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음악의 앙상블을 통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등 뒤의 바람이 되어, 포성 멈추고, 세계 평화가 오기를
마라톤 선수뿐만 아니라 인생사에서도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등 뒤의 바람은 큰 힘이 된다. 한국인으로서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개척해 나가는 그가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전 세계 오케스트라에 새 오케스트라 정신을 구현하는 것이어서 박수를 보내야 한다. 고비를 딛고 성공한 분야의 사람들이 이를 성원하는 것이 또 하나의 기쁨이 됐으면 한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이란 말처럼 조금씩의 성금이 화음 되고 훈풍이 되어, 지구촌에 민들레 꽃씨가 되어 퍼져 나갔으면 한다. 이들의 노래가 세계가 전쟁의 고통으로 벗어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바야흐로 K 팝, BTS를 넘어 이제 모든 예술 분야와 산업이 K 콘텐츠로 세상을 열어 가야 한다고 나서고 있지 않은가. 바라건대 유인촌 장관님을 모시고 동행하여 테이프 커팅을 한다면 정말 좋겠다. 문화는 현장이고, 정책은 동사여야 한다. 또한 청년들에게 이보다 더 강한 감화의 메시지가 어딨겠는가. 콜럼버스는 아메리카를, 박종휘는 남미를, 역사가 이 이들을 기억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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