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갱년기는 나에게 축복의 시간
- Yongchul Ko - Editor
- 2023년 11월 9일
- 1분 분량

사랑하는 아내와 오랜만에 새로 생긴 콩카페에 들려 커피향을 맡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침울했던 마음도 한결 상쾌하고 맑아졌습니다.
안그래도 요즘 신경이 조금 예민해지고 갑자기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달아오르기도 하고 가슴이 쿵쾅쿵쾅 뛰기도 하고 아무 이유없이 눈물이 흐르기도 하고 그렇게 덥지도 않은데 땀을 줄줄 흘리기도 합니다.
갱년기는 여자들만 겪는 것인줄 알았는데 50대 후반의 남자로서 겪는 갱년기... 믿음이 없었다면 아마도 견디기가 힘들었을 것입니다.
새벽에 벌떡 일어나느라 침대가 움직여 잠에서 깬 아내는 "여보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라며 물어봅니다.
저는 숨김없이 아내에게 얘기합니다. "아~ 갱년기인가봐요 그냥 마음이 오락가락하고 컨디션도 예전같지 않아요...별일 아니니 걱정하지 말아요..."라며 달래봅니다.
인터넷에 들어가 검색해보았더니 어쩜 나한테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증상들이 갱년기 증상에 꼭 들어맞습니다.
어쩌나 벌써 갱년기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 마음은 아직도 30-40대 청춘처럼 느껴지는데 갱년기가 찾아왔나 하고 생각하니 슬그머니 마음이 초조하고 서글퍼졌습니다.
갱년기(更年期)란 한문으로 "새롭게 다시 태어난다"는 뜻입니다.
갱년기라는 하나의 위대한 자연의 생리 앞에서 나약해지는 저의 인간적인 속성을 보니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의 손길이 아니었다면 많이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파란 하늘 바라보며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마음속으로 다잡아봅니다. 갱년기를 맞아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태어나는 중년의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켜야겠다는 각오를 해봅니다.
요즘 제 주변에 제 나이 또래의 사람들을 바라봅니다. 많이 지쳐있고 힘들어하고 세상을 다 산 사람들처럼 무너져가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있어 갱년기는 기나긴 세월동안 마음속에 다짐해 온 것들을 하나씩 이루며 열매를 맺어나가는 축복의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평범한 50대 후반의 중년남자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위대한 꿈과 비전을 가지고 이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는 개척자로 그리고 사명자로 내일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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