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평>
심사를 하는 사람은 자신의 관점으로 심사를 하지만 객관성을 최대한 끌어내야 한다. 나의 객관성은 시든, 수필이든, 소설이든 얼마나 기본에 충실하냐를 보는 것에 있다. 그리고 글에서 묻어나는 간절함을 본다. 모든 글은 띄어쓰기와 오탈자가 있는지 없는지를 기본적으로 살핀다. 그것은 얼마나 많이 자기 글을 읽고 또 다듬었냐를 가늠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간절함이다. 어떤 일도 노력 없이 거저 되는 일은 없다. 간절함이 노력으로 이어질 때, 문학에서도 좋은 결실을 얻게 된다.
영광스럽게도 남국문학상 심사를 2회째 하고 있다. 따뜻하고 좋은 글이 많았다. 기본에 충실한 글을 우선 가리고, 그중에 간절함이 보이는 글과 독창적이고 문학적 가치가 있는 글 위주로 수상작을 뽑았다. 소수의 수상작보다 다수의 비 수상작을 더 많이 읽은 것 같다. 조금 더 다듬으면 손색이 없는 글이 아쉬워서다. 작가가 경계해야 할 것 중 하나는 자기 글을 뽐내고 싶어 하는 마음이다. 남에게 글을 보여 주는 것 보다 그 글을 수도 없이 읽고 다듬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문학이 문화와 문명을 이끈다. 문학이 쇠퇴하지 않기 위해서는 쉽고 좋은 글이 많이 나와야 한다. 읽는 것보다 보고 듣는 것에 익숙해지는 시대다. 사람들이 문학에 계속 관심을 두게 하기 위해선 이런 세태를 작품에 잘 반영해야 한다. 글이 어려워 보여야 남다르게 느껴지던 시대는 지났다. 앞으로도 남국문학상을 통해 훌륭한 문인들이 많이 배출되길 바란다. 수상자들의 건필과 문운을 기원한다.
강원석 시인
1. <시_우수상_ 심사평>
첫사랑이 – 김은경
그리움 지는 소리는 천둥 같은데 세상은 알아채지 못한다” 이 한 문장으로도 제목과 어우러져 시 한 편이 완성된 듯하다. 그리움이 노을처럼 지고 있다. 소리가 있을 리 만무한데 천둥소리 같단다. 혼자의 그리움이니 세상이 어떻게 알겠는가? 시의 함축적이고 은유적인 특성을 잘 살린 부분이다. 이것이 시의 맛이다. 김은경 시인의 다른 작품들도 시의 맛을 잘 살린 좋은 작품들이 더러 있다.
다만, 단어 하나로 행을 만드는 경우가 많아, 시를 읽을 때 리듬이 끊어지는 느낌은 다소 아쉽다. “단어 하나가 하나의 시행이 될 자격은 지니고 있지만, 언어의 리듬감과 의미의 분절성이 고려되어야 한다(오세영).”라는 말은 새겨 볼 필요가 있다. 행과 연은 시를 읽을 때 리듬감을 적절히 살리는 도구다.
자신의 시를 더 많이 읽고 다듬어 보면 좋겠다. 캄캄한 밤하늘에 별이 반짝이는 것처럼 더욱 멋진 작품이 나올 것이다. 수상을 축하드리며, 아름다운 시로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시인이 되길 바란다.
강원석 시인
<수필_우수상_심사평>
미완성 – 신예나
머리는 여린 마음을 이해할 생각이 없어 보였고, 마음은 이성적인 머리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다.” 미완성’이라는 제목의 수필에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이다. 아마도 문장의 독창성 때문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필을 일기나 라디오에 소개되는 사연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공모전에 내는 수필은 이래서는 안 된다. 보편적인 소재에서도 독창적인 문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신예나 작가의 수필 ‘미완성’은 이별을 겪고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을 사실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전개로 잘 담아냈다. 수필을 읽고, 소설적 느낌과 시적 느낌을 동시에 받기도 오랜만이다. 글을 오랫동안 썼거나, 독서가 생활화되지 않고는 만들어 내기 힘든 문장력이다.
삶은 고통의 연속이다. 그 고통을 이겨내는 지혜를 발휘할 때, 우리의 삶은 행복해진다. 짧고도 긴 게 인생이다. 긴 인생의 여정에 아픈 사랑 하나쯤은 추억으로 남겨도 좋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사랑하고 이별하고 또 그리워한다. 지금 이별의 고통 속에 있는 누군가에게 이 글을 추천하고 싶다. 수상을 축하드리며, 좋은 글로 독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수필가가 되길 바란다.
강원석 시인
2. 심사평
최우수상- 동화 「내일을 담는 빨간 왕진 가방」 / 김경면
이 작품은 동화의 전범을 잘 보여주는 수작이다. 작중 주인공이 할아버지를 대상으로 병원놀이를 하는 내용은 독자로 하여금 슬며시 웃음이 나오게 하는 묘미가 있다. 주인공과 할아버지가 사소한 다툼으로 일시 틀어지긴 했으나 곧 할아버지의 정을 느끼고 화해를 청해 원만한 관계를 회복하는 장면은 감동적일 뿐만 아니라 작품성도 돋보여 최우수작으로 선정하는데 한 치의 망설임이 없었다.
표중식 작가
*우수상 까지는 소정의 상금과 상품이 수여되며 등단 작가로 인정한다.
가작 당선자도 등단 작가로써 소지가 충분하다. 포기하지 말고 꾸준한 습작으로 내년에 도전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한국문인협회 싱가포르 지부 회원 일동
+65-8198 7017 & sing1313@hotmail.com
*문학을 사랑하는 한인동포는 누구나 싱가포르 지부 회원으로 활동 할 수 있습니다.
머나먼 상아의 나라에서 문학상을 접하니 뿌듯한 마음입니다.
화이팅!
대양에 떠있는 섬, 싱가포르에서
내면의 소리를 모국어로 엮어주신
지원자 분들의 사유의 시간들을 축복합니다.